2003년 11월 25일
귀여니와 이우혁, 그리고 lions89
요즘 인터넷 소설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필명 '귀여니'(본명 이윤세)양이 성균관대 수시모집에 합격하면서 자격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글같지도 않은 글, 더욱이 이모티콘 범람과 속칭 외계어 사용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온 귀여니양이 과연 성균관대에 입학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논란을 보면서 10년전 인터넷 작가인 이우혁씨와 수많은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한 여자가 떠올랐습니다.
그녀의 아이디는 lions89(이름은 못밝히겠습니다)... (아이디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사자의 갈기와 비슷한 머리모양을 갖고 있는 89학번이라고 해야하나...)
국내에서 가장 좋다는 여자대학을 졸업한 뒤, 하이텔 직원으로 근무했던 lions89는 하이텔내 동아리에서 '자신이 만나본 남자들'을 주제로 글을 연재했었고, 이 글은 실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나중에 '너 남자맞아?'라는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글을 읽어보면 '색시한 퀸카'가 좋아하는 남자는 어떤 남자고, 여자가 진정 원하는 '남자의 모습'은 무엇인지를 정말 재미있게 표현했습니다. 또 책속에는 수많은 킹카가 등장하지만 모두 그녀에게 차였고, 그래서 책을 읽은 사람들은 거의 예외없이 lions89는 '예쁘고 색시하면서도 지적인' 여인으로 각인됐습니다.
당시 저는 마이크로소프트웨어라는 컴퓨터 전문 월간지(프로그래머를 위한 전문지라고 보는게 더 합당합니다) 기자로 일하고 있었을때였고, 마침 이우혁씨의 소설까지 인기를 끌기 시작한터라 두 사람을 동시에 인터뷰해 기사화하기로 하고 만났습니다.
(사실 인터뷰보다는 lions89가 얼마나 예쁘고 색시하길래 사람들이 난리일까 하는 마음에 그녀를 직접 보고싶었던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녀를 처음 본 느낌.... 제가 기대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키도 별로 크지 않았고 그리 날씬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그녀의 아이디처럼 그녀는 사자머리를 하고 있었죠... 책속에서처럼 한눈에 반할만한 여자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성격은 매우 좋았습니다. 혹시 상대가 기분나쁜 말이나 행동을 하더라도 지혜롭게 넘겼고, 술도 잘 마셨습니다.(솔직히 술은 저보다 더 많이 마시더군요)
아무튼 당시 통신망에 올린 글이 책으로 출간되는 사례는 두 사람이 처음이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많큼 많은 언론이 관심을 가졌고 책도 많이 팔렸습니다. (특히 이우혁씨의 책은...)하지만 반대로 지금 귀여니 사태처럼 자질론 등을 거론하며 혹평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이우혁씨보다는 Lions89에 대한 비판이 많았습니다(물론 사랑도 많았죠). Lions89의 경우 당시에는 파격적인 통신어체('OO했어요'를 'OO했쪄'로 줄이는 정도)를 사용했고, 과연 이런 글들이 책으로 나올 가치가 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Lions89가 고등학교만 졸업한 상태에서 통신망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대학에 특례입학했다면 지금 귀여니 사태와 똑같았을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그런데 1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른 지금... 제가 인터뷰했던 두사람은 뭐하고 있을까요?
아시다시피 우혁씨는 여전히 활발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지만, 당시 통신어체 사용으로 인한 한글파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Lions89는 그냥 조용히 결혼해 잘 살고 있습니다.
더이상 책을 쓰지도 않고... 물론 출간을 권유하는 출판사도 없습니다. 유행은 유행으로 끝나기 마련인가 봅니다.
그리고....
그녀가 사용했던 통신어체는 지금도 '인터넷'에서만 통용되고 있을뿐 이른바 제도권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우혁씨조차도 문단에서는 아/직/까/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만큼 제도권은 보수적입니다.
귀여니씨.... 저는 그녀의 책을 읽어본적도 없지만, 아마도 그녀의 책 역시 이 시대를 반영하는 하나의 상징일뿐 문학적으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책의 내용이 아니라 그녀가 사용한 외계어가 인정받지 못할것이라는 뜻입니다. 책의 내용은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문학적인 판단을 내릴수가 없군요)
아무튼 성대는 그녀의 입학을 허가했고 귀여니양은 그 기회를 잡았습니다. 물론 입시제도를 비롯해 모든 제도가 [형평성]의 원칙을 지켜야하며, 성대측도 이를 지켰으리라 믿습니다. 만약 성대측이 부당한 방법, 예컨데 귀여니양을 입학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켰다거나 입학전형을 임의로 바꿨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수시모집 전형절차에 따라 입학허가를 내줬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성균관대가 귀여니양의 입학을 허가함에 따른 이해득실을 놓고 대학 자체적인 논란은 있을 수 있겠지만...)
많은 분들이 귀여니양의 문체를 문제삼으며, 대학(제도권)의 입학허가는 그녀의 문체를 인정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입학자체를 막아야한다고 느끼는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앞서 lions89의 경우처럼 귀여니양의 문체 역시 제도권 언어(?)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봅니다. 그녀가 대학에 들어가고 말고는 그녀의 문체와는 상관없습니다.
만약 귀여니양의 글이 우리 한글을 뿌리채 뒤흔드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면 몰라도, 지금 이 상황에서는(전 어짜피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상황이라고 봅니다) 귀여니양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은 삼가야할 것입니다. 만일 귀여니양의 입학이 네티즌들의 비난때문에 취소된다거나 귀여니양 스스로가 비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입학을 포기한다면, 그녀를 헐뜻었던 사람들은 한 사람의 인생을 가로막았다는 비난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저는 귀여니양의 글을 읽어보지도 않았을뿐더러 과도한 이모티콘 사용이나 통신용 줄임말을 무척이나 싫어합니다. 하지만 제가 싫어한다고 남도 하지말라고 요구할 권한이 제게는 없습니다. 특정인이 아닌 불특정 다수에게 바른글 사용운동을 하자고 권유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죠.
저의 짧은 생각으로는 귀여니양을 인격적으로 맹비난하는 분들중 상당수는 '사촌이 땅을사서 배가 아픈' 경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나보다 잘난것 하나도 없는것 같은데 대학에서 덜컥 받아준니까 화가난것 아닐까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별도로 다루려고 합니다만,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국가지만 국민들은 대단히 사회주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귀여니양 역시 한 집안의 소중한 딸이고 우리의 이웃입니다. 격려해주지 못하겠다면 남의 길을 가로막는 우를 범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논란을 보면서 10년전 인터넷 작가인 이우혁씨와 수많은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한 여자가 떠올랐습니다.
그녀의 아이디는 lions89(이름은 못밝히겠습니다)... (아이디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사자의 갈기와 비슷한 머리모양을 갖고 있는 89학번이라고 해야하나...)
국내에서 가장 좋다는 여자대학을 졸업한 뒤, 하이텔 직원으로 근무했던 lions89는 하이텔내 동아리에서 '자신이 만나본 남자들'을 주제로 글을 연재했었고, 이 글은 실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나중에 '너 남자맞아?'라는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글을 읽어보면 '색시한 퀸카'가 좋아하는 남자는 어떤 남자고, 여자가 진정 원하는 '남자의 모습'은 무엇인지를 정말 재미있게 표현했습니다. 또 책속에는 수많은 킹카가 등장하지만 모두 그녀에게 차였고, 그래서 책을 읽은 사람들은 거의 예외없이 lions89는 '예쁘고 색시하면서도 지적인' 여인으로 각인됐습니다.
당시 저는 마이크로소프트웨어라는 컴퓨터 전문 월간지(프로그래머를 위한 전문지라고 보는게 더 합당합니다) 기자로 일하고 있었을때였고, 마침 이우혁씨의 소설까지 인기를 끌기 시작한터라 두 사람을 동시에 인터뷰해 기사화하기로 하고 만났습니다.
(사실 인터뷰보다는 lions89가 얼마나 예쁘고 색시하길래 사람들이 난리일까 하는 마음에 그녀를 직접 보고싶었던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녀를 처음 본 느낌.... 제가 기대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키도 별로 크지 않았고 그리 날씬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그녀의 아이디처럼 그녀는 사자머리를 하고 있었죠... 책속에서처럼 한눈에 반할만한 여자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성격은 매우 좋았습니다. 혹시 상대가 기분나쁜 말이나 행동을 하더라도 지혜롭게 넘겼고, 술도 잘 마셨습니다.(솔직히 술은 저보다 더 많이 마시더군요)
아무튼 당시 통신망에 올린 글이 책으로 출간되는 사례는 두 사람이 처음이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많큼 많은 언론이 관심을 가졌고 책도 많이 팔렸습니다. (특히 이우혁씨의 책은...)하지만 반대로 지금 귀여니 사태처럼 자질론 등을 거론하며 혹평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이우혁씨보다는 Lions89에 대한 비판이 많았습니다(물론 사랑도 많았죠). Lions89의 경우 당시에는 파격적인 통신어체('OO했어요'를 'OO했쪄'로 줄이는 정도)를 사용했고, 과연 이런 글들이 책으로 나올 가치가 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Lions89가 고등학교만 졸업한 상태에서 통신망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대학에 특례입학했다면 지금 귀여니 사태와 똑같았을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그런데 1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른 지금... 제가 인터뷰했던 두사람은 뭐하고 있을까요?
아시다시피 우혁씨는 여전히 활발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지만, 당시 통신어체 사용으로 인한 한글파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Lions89는 그냥 조용히 결혼해 잘 살고 있습니다.
더이상 책을 쓰지도 않고... 물론 출간을 권유하는 출판사도 없습니다. 유행은 유행으로 끝나기 마련인가 봅니다.
그리고....
그녀가 사용했던 통신어체는 지금도 '인터넷'에서만 통용되고 있을뿐 이른바 제도권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우혁씨조차도 문단에서는 아/직/까/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만큼 제도권은 보수적입니다.
귀여니씨.... 저는 그녀의 책을 읽어본적도 없지만, 아마도 그녀의 책 역시 이 시대를 반영하는 하나의 상징일뿐 문학적으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책의 내용이 아니라 그녀가 사용한 외계어가 인정받지 못할것이라는 뜻입니다. 책의 내용은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문학적인 판단을 내릴수가 없군요)
아무튼 성대는 그녀의 입학을 허가했고 귀여니양은 그 기회를 잡았습니다. 물론 입시제도를 비롯해 모든 제도가 [형평성]의 원칙을 지켜야하며, 성대측도 이를 지켰으리라 믿습니다. 만약 성대측이 부당한 방법, 예컨데 귀여니양을 입학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켰다거나 입학전형을 임의로 바꿨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수시모집 전형절차에 따라 입학허가를 내줬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성균관대가 귀여니양의 입학을 허가함에 따른 이해득실을 놓고 대학 자체적인 논란은 있을 수 있겠지만...)
많은 분들이 귀여니양의 문체를 문제삼으며, 대학(제도권)의 입학허가는 그녀의 문체를 인정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입학자체를 막아야한다고 느끼는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앞서 lions89의 경우처럼 귀여니양의 문체 역시 제도권 언어(?)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봅니다. 그녀가 대학에 들어가고 말고는 그녀의 문체와는 상관없습니다.
만약 귀여니양의 글이 우리 한글을 뿌리채 뒤흔드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면 몰라도, 지금 이 상황에서는(전 어짜피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상황이라고 봅니다) 귀여니양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은 삼가야할 것입니다. 만일 귀여니양의 입학이 네티즌들의 비난때문에 취소된다거나 귀여니양 스스로가 비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입학을 포기한다면, 그녀를 헐뜻었던 사람들은 한 사람의 인생을 가로막았다는 비난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저는 귀여니양의 글을 읽어보지도 않았을뿐더러 과도한 이모티콘 사용이나 통신용 줄임말을 무척이나 싫어합니다. 하지만 제가 싫어한다고 남도 하지말라고 요구할 권한이 제게는 없습니다. 특정인이 아닌 불특정 다수에게 바른글 사용운동을 하자고 권유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죠.
저의 짧은 생각으로는 귀여니양을 인격적으로 맹비난하는 분들중 상당수는 '사촌이 땅을사서 배가 아픈' 경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나보다 잘난것 하나도 없는것 같은데 대학에서 덜컥 받아준니까 화가난것 아닐까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별도로 다루려고 합니다만,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국가지만 국민들은 대단히 사회주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귀여니양 역시 한 집안의 소중한 딸이고 우리의 이웃입니다. 격려해주지 못하겠다면 남의 길을 가로막는 우를 범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 by | 2003/11/25 12:53 | 트랙백 | 덧글(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